하나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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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도서관으로 뻥튀기된 북구도서관


인천시민도서관으로 뻥튀기된 북구도서관
 ― 지역의 정체성과 소박함을 외면한 권위주의 ―

                                                                                                                 장한섬

 부평에 위치한 북구도서관은 새명칭을 공모한 후 ‘인천시민도서관’으로 선정했다. 인구 5만명당 하나의 공공도서관이 있어야 그나마 문화도시라 할 수 있는데, 56만 부평구민도 수용하지 못하는 북구도서관이 260만이 넘는 인천시민을 위해서 새로운 공공도서관으로 거듭난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더구나 북구도서관은 인천시립도서관도 아니다.

 새명칭을 공모한 취지가 ‘북구’라는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올바른 역사인식과 성숙한 문화의식을 심어주는 교육기관의 공공성을 위해서였을텐데,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성보다 행정기관의 위상정립만을 고려한 듯하다. 270개가 넘는 공모안과 선정과정 그리고 명칭선정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 및 투명성이 시민에게 제공되지 않은 채 ‘시민도서관’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시민참여보다 시민소외에 가깝다. 이러한 ‘시민’은 언뜻 보면 민주적인 것 같지만 시민단체가 아닌 관료기관에서 사용할 때는 간혹 다른 의미로 악용된다. 즉, 통제와 감시가 가능한 범주로 환원되어 발언권을 행사하는 참여자가 아닌 순응하는 납세자로 분류된다.

 이처럼 불투명한 절차에, 다양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대화와 설득도 없는 일방적인 통보는 비민주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역도서관이 지역정서와 지역문화를 고려치 않고 개명된다는 것은 지방자치시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평문화재단 출범과 부평역사관을 개관하는 부평의 지역성을 희석시키는 일이다.

 지역도서관의 명칭은 지역주민을 위한 접근성과 소박함이 있는 구체적인 ‘장소’를 나타내어야 하며, 그 지역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상징’해야 한다. ‘시민’이라는 확장된 명사는 구체적인 장소를 추상적인 모호함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지역을 상징하지도 못한다. 또한 지역공동체의 구심점이 아닌 행정가와 정치인에 종속된 국가‘시설’로 보이게 한다.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온라인자문위원은 북구도서관의 새로운 명칭으로 다양성과 통합성을 상징하는 ‘굴포도서관’을 제안한 바 있다. 지역의 환경과 역사 그리고 시민활동―문화예술(굴포문학), 생태주의(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여성주의(인천여성문화회관), 역사성(고려, 조선의 수로사업), 지역성(부평의 젖줄)―을 고려하여 다양한 활동과 의미를 통합하고, 지식정보사회의 독창성과 지역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적 구심으로 굴포(掘浦)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변은 없었으며, 선정된 ‘인천시민도서관’ 역시 ‘어떻게’ 선정되었으며 ‘왜’ 선정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러한 비민주적인 방식과 절차로 선정된 ‘인천시민도서관’이 과연 인천시민의 평생교육기관으로서 민주시민의 가치관을 전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지역도서관의 정체성은 우선적으로 지역성을 상징해야 한다. 행정기관의 권위주의로 인해 거대화에 대한 숭배, 시민문화의 흡수고용, 상명하달식의 일방적 통보는 지역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며, 자칫하면 관료기관이 내세운 대표성으로 인해 지역이기주의로 곡해될 수 있다.

 다행이 ‘인천시민도서관’으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지금이라도 북구도서관의 새로운 명칭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역주민이 원하는 것은 관료기관에 의해 대표성과 거창함으로 뻥튀기된 행정시설이 아니라 이웃집 같은 편안하고 소박한 마을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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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30 09:41 2008/07/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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